사하라 사막투어 2박 3일 중 둘째 날이다. 오늘은 사막에 들어가는 날이다. 아침에 모여서 벤을 타고 다시 이동한다.
사막을 가기 전 또 다른 곳을 방문한다. 이름은 기억 안나는 마을이였는데 꽤 많이 걸었던 기억이 난다. 새로운 가이드가 또 등장해서 여기도 돈을 내냐고 물어보니 낸다고 한다. 어제 가이드의 말로는 돈 내는 코스가 더이상 없다고 했는데... 그래서 돈 안내면 버스에서 기다려도 되냐고 하니 여기 서있어야한다고 했다. 사람들이 다 어이없다는 듯이 웃고, 나는 기분이 안 좋은 채로 출발했다.
풍경은 좋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 사진을 보면 아름다운 풍경이 정말 많은데 당시에는 하나도 멋있지 않았다. 지금 드는 생각은 그때 호구 투어를 당하더라도 좀 더 즐겨둘걸~ 이런 생각이 든다. 어차피 호갱당하는 상황, 즐기기라도 할 걸.
가이드가 미안했는지 스카프로 터번을 만들어주더니 사진을 찍자고 한다. 그렇게 대화하면서 나도 마음을 조금 풀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투어의 마지막 단계에서 사람들에게 돈을 걷는데 20디르함을 달라고 했다. 너무 비싸다고 사람들이 뭐라 하니 우리 라마단 기간이야~ 라고 한다.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지만 여튼 20디르함을 지불했다. 그리고 나서 식당에 데려갔는데 나랑 '안'은 들어가지도 않았고, 외국인들도 곧이어 식당에서 다나왔다. 아무도 밥을 먹지 않으니 가이드가 이러면 안 된다며 곤란해했고, 결국 매점으로 향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배를 채웠는데 우리는 그 돈마저도 없어서 사먹지 못했다. 이때 배운 교훈이 간식을 꼭 챙기자...!
다시 벤을 타고 이동한다. 이동하다보니 저멀리 사막이 보인다. 사람들이 연신 놀라며 사진찍기 바쁘다. 드디어 가는구나! 사하라 사막!
오른쪽 사진과 같은 곳에 도착해서 팀별로 기다린다. 호명되는 팀마다 차례로 나가서 낙타를 타고 사막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우리는 기다리면서 사진찍고, 약간의 풍경을 감상했다.
우리 팀이 호명돼 나갔더니 낙타들이 기다리고 있다. 한명씩 태워주는데 안장이 매우 아팠다. 안장이 두꺼운 철사 엮어놓은 것에 담요를 하나 덮은 거라 사타구니가 멍이 들 것 같았다. 또 낙타가 높아서 은근 무서웠다. 하지만 계속 펼쳐지는 이국적인 풍경에 아프다와 아름답다는 교차 감정이 계속해서 느껴진다. 하지만 한시간 반정도 타니 정말... 정말 아팠다!
아프다는 생각이 거짓보태 백만 번째 들 때, 옆에 지프차가 쌩하고 지나갔다. 나도 타고 싶다라는 생각이 미친듯이 들었다. 마침내 베이스캠프에 도착했고 낙타에서 내리니 지프차 운전자가 다가왔다. 그러더니 "10달러씩 내면 내일 이거 타고 돌아가게 해줄게!"라고 거래를 제안했다. 상술인 걸 알지만 가랑이가 정말 아프고 '안'은 낙타에서 내리다 굴러떨어지기까지 했어서 결국 20달러를 냈다. 외국인들도 꽤나 돈을 지불하고 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저녁은 타진이였고 잘 곳은 야외와 텐트가 있었는데 우리는 추워서 텐트를 선택했다. 저녁 공연도 있었지만 우리는 별을 보러 갔다. 별을 보니 모든 힘듦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별을 보며 노래를 듣는데 고요하고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사막은 매우 어두웠다. 별은 많이 보이지만 주변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걷다가 별사진 찍었더니 쉬고 있는 낙타가 등장하기도 했다.
냅다 도망갔다.
텐트로 돌아가니 우리가 덮을 담요가 다 없어져있었다. 추위에 벌벌 떨면서 잠들었다.
사막의 밤은 춥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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